[-ㄴ-] 인간이 술을 마시는 이유
인간이 문명이란 걸 만들어내 폼을 잡고 지낸 것이 유인원 (‘루시(Lucy’ 아시죠?) 으로 떠돌아 다닌 시간과 비교하면 끽해야 이백분의 일이라고 하더군요. 그만큼 유인원적 내성이, 혹은 쉽게 기억이 유전인자 속에 많이 자리 잡고 있다는 말이 되겠죠.
러셀(Bertrand Russell)의 <서양 철학사>에 의하면.
문명의 엣센스는 ‘prudence' (분별력?) 즉 앞을 미리 생각해서 행동하고 말하고 머리를 굴리는 것에 있다는 군요. 그런데 소위 이 ’분별적 자제력‘이 손오공의 머리띠와 같아서 야(野)한 인간에겐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답답한 거죠. 멍멍거리는 삶. 삽질하고 싶어지는 충동.
바카슨지 빠께슨지 하는 이의 은혠지 모르겠으나 우연히 들어간 알콜 끼가 삼장법사의 주문이 되어 이 머리띠를 풀어버리는 일이 벌어졌다면. 환희죠. 인생 살만하다!
이런 이유로 문명인 인간은 간에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뇌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파괴되는 것을 알면서도, 알콜 끼가 정도가 지나치면 자신이 망가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서 술 깬 후엔 쪽팔림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의로 타의로 술을 마신다는 썰(說).
로고스(logos)가 적당히 파토스(pathos)로 분출되는 일을 이 알콜이 해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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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ory_일상(日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