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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jubetea_대추차

Retro: 춤추는 내 마음

 

 

I hope for nothing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I fear nothing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I am free (나는 자유롭다)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zantzakis)의 묘지명이라고 한다. 초라한 나무 십자가 밑에 나뭇가지로 대강 긁어 쓴 듯한 묘지명이라고. 한형조는 <왜 동양철학인가>(문학동네, 2000)에서 유교의 핵심이 <中庸>의 첫머리 세 구절에 있다면 불교의 핵심은 바로 이 묘지명의 세 구절로 요약될 수 있다고 말한다.


불교 왈, “진리란 없다. 특히 영원불변의 진리란 것은 없다. 혹 그런 것이 있다 해도 우리는 결코 그것을 알 수 없다. 알 수가 없으니 전할 수도 없다.” 불교적 썰(敎說)은 그냥 밑 닦는 휴지 같은 거란다. 우린 지금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는 휴지가 없어 쩔쩔매고 있다. 그 황당함과 고통스러움, 당해본 인간만 안다. 바로 여기에 불교의 존재이유가 있다고 한다.


<달콤한 인생>인가? 영화의 첫 장면.
저기 저 나뭇가지가 흔들이는 것입니까, 바람이 흔들리는 것입니까? 스님이 답한다.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흔들리는 게 아니라, 니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