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불안정하고 임시적인 것이 되었다. 사람, 사물, 제도, 기업, 개념, 가치, 연대감, 사랑, 가족, 일, 소비양식, 식사시간 과 수면시간, 이데올로기, 전쟁 형태, 명성, 여가나 여흥 등이 그런 것들이다. 사라질 권리, 이름, 신분, 모습, 선택한 삶 등을 바꿀 권리가 자리 잡았다.
세계화는 정주성이 아주 높은 행정 서비스들마저 와해시키고야 만다. 국가는 이제 아주 가끔씩 지나가는 대상 행렬들을 자기네 나라로 통과하게 만들려고 싸움을 벌이는 오아시스일 뿐이다.
시장 자체가 새로운 종류의 제국이 될 것이다.
국가들은 지나가는 대상 행렬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하는 오아시스로 전락할 것이다. 국가 안에는 몸이 너무 약하거나 혹은 너무 젊거나 늙었거나 너무 가난하여 노마드가 될 수 없는 사람들만 살고 있을 것이다.
... 기술을 통해서만 진행되는 게 아니라 원시부족들의 생활양식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생활양식의 재발명을 통해 진행될 것이다.
1943 년부터 잭 케루악, 앨런 긴즈버그, 윌리엄 버로스와 더불어 사용되기 시작한 ‘비트 제너레이션 (패배의 세대)’ 이라는 이름 하에 일종의 귀족 작위 수여증 같은 것을 다시 얻게 되었다. 비트(beat)는 기진 맥진하여 숨을 헐떡거리고 완전히 녹초가 된 상태를 말한다.
‘재즈(jazz)’란 ‘대열에 끼어 있지 않고 여행을 떠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 인프라노마드(혹은, 비자발적 노마드): 대물림에 의한 노마드(원시부족의 마지막 후손들)와 어쩔 수 없이 노마드가 된 이들(주거지가 없는 사람, 이주 노동자, 정치 망명객, 경제 관련 추방자, 트럭 운전수나 외판원과 같은 이동 근로자)
- 정착민: 농민, 상인, 공무원, 엔지니어, 의사, 교사, 한 곳에 소속된 노동자, 장인, 기술자, 은퇴자, 어린이
- 하이퍼노마드(혹은, 자발적 노마드): 창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 고위 간부, 연구원, 음악가, 통역사, 안무가, 연극배우, 연극 연출가 또는 영화감독, 짐 없는 여행자
- 유희적 노마드: 관광객, 운동선수, 게이머
관광은 침묵이나 고독을 찾아나서는 것이 될 것이다.
2001년 9월 11일 테러는 노마드 반란자들이 정착민의 긍지(쌍둥이 탑)를 무너뜨리기 위해 노마드적 수단들을 빼돌려 이용한 사례로서 이러한 적의의 시작을 기록하였다.
로마제국의 패망 이후와 마찬가지로, 어마어마한 무질서, 굉장한 다양성, 유쾌한 혼합, 환희에 찬 위반만이 존속하게 될 것이며, 이 가운데서 거의 모든 슬로건, 모든 교리는 소진되고, 피를 너무 흘려 창백해지고, 갱신될 것이다.
사람들이 어디 있든지 간에 그들의 상황이 어떻든지 간에, 생생하게 살아남는 것은 사상의 노마디즘, 다른 것에 대한 욕망, 인간들 간에 증가되는 상호의존성, 이런 것들뿐일 것이다.
각자 정착민인 동시에 노마드로 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트랜스휴먼’, 그것이 ‘공동의 이익’을 위한 유토피아가 될 것이다.
트 래스휴머니티: 자연을 존중하며, 에너지를 절약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축적하고, 상처를 입히지 않으면서 흔적을 남기고, 스스로에게 변덕, 불안정, 일시적인 성격, 불성실을 허용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즐거움 속에서 자신의 즐거움을 찾고, 망을 보는 정착민과도 같이 그 어떤 순간에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트랜스휴먼의 의무는 가능한 한 가볍게 살고, 재산 때문에 거추장스러워지지도 않으며, 상상, 경험, 지식, 관계들 이외에는 아무 것도 축적하지 않는 것이다."
-----
자발적 노마드인 '하이퍼노마드'에 끼기엔 내 자신, 이미 지나간 버스지만.
또 아주 가까운 미래의 일이라기엔 내 주위의 모습들이 너무 정착적이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축적하고" ...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까, 라는 고민을 하게 만들어서.
속으로 용기를 내자, 용기를 내자, 라는 구호를 외치게 만든다.
뭐, 이런 미래를 그리는 사람도 있구나... 라는 구경을 하는 것도 괜찮다면 괜찮은 일.
"트랜스휴먼(trans-human)," 괜찮은 표현이다.
영어번역은 없고:
Jacques Attali, <L'Homme Nomade>, 2003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자크 아탈리; 이효숙 옮김, 웅진닷컴, 2005)
앞부분의 역사는 쫌 지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