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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아와 시뮬라크르, <신족과 거인족의 투쟁> . 이정우는 의 Part 2 ‘시간, 생명, 창조’ 그리고 그 안에 있는 Chapter 5, “생명의 약동”에서 그가 번역한 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베르그손-들뢰즈의 생명철학은 이 에세이를 깔고 이해하며 나가면 되겠네. ‘파트 2’의 또 다른 내용은, ‘니체의 영원회귀’다. . . “영원회귀를 긍정한다는 것… 그것은 자신에게 영원히 되돌아오는 자기-초극의 상황/계기들을 긍정하는 것이다. 차이와 반복의 놀이, 우연contingency의 놀이, 주사위놀이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긍정하는 것, 번개의 웃음을 터뜨리는 것, 창조로서의 삶을 사는 것, 자신의 사건들을 사는 것.” - 이정우, 신족과 거인족의 투쟁: 이데아와 시뮬라크르 . 여기에서 심각하게 숙명론의 뉘앙스가 아니라, 놀이의 뉘앙스를 읽어내어야 한다... 더보기
Gilles Deleuze, <Negotiations> . I have, it’s true, spent a lot of time writing about this notion of event: you see, I don’t believe in things. _The Fold_ returns to this question from another viewpoint. My favorite sentence in the book is “There’s a concert tonight.” In Leibniz, in Whitehead, there are only events. - Deleuze, Negotiations 화이트헤드의 프리헨션prehension과 들뢰즈가 말하는 사건event이 비슷한 개념이 아니겠느냐, 는 질문에 답하면서 나온 들뢰즈의 말. 한편, 김용옥은 .. 더보기
<들뢰즈, 괴물의 사유> . 들뢰즈는 이정우와 이진경에게서 소개 받았다. 그래서 들뢰즈 읽기는 철학 쪽이 관심사였다. (이진경)에서 약간의 기미를 읽었지만, 미학 쪽에 관심이 생긴 건 박정자의 책이다. 이런 게 있었다고?! 입문서들을 통해 만나는 들뢰즈의 미학은 여전히 어려웠다. 이 어려움을 그나마 반감시킨 책들이 들뢰즈의 이찬웅의 이다. ‘1장 신체의 사유’는 서너번 읽었다. 들뢰즈의 신체 개념을 쫘악 정리해 주는 에세이. ‘6장 정동, 생성의 분자’는 같은 식으로 affect(정동, 감응, 정서, 정감)를 정리한다. ‘3장 기호, 힘들의 포착’으로 을 편히 읽을 수 있을 거 같고, ‘7장 영화에서 정동의 문제’로 들뢰즈의 ‘시네마’ 책들을 읽을 용기가 생겼다. 이찬웅은 학부에서 전기공학, 대학원 철학 석사, 프랑스 유학 영화.. 더보기
들뢰즈의 스피노자 2 . 스피노자는 뭔가 다운되어 있고, 애잔코 외로운. 커뮤니티에서 추방, 살해 위협, 이름을 숨기기 위해 가명으로 책을 쓰고, 셋방살이를 하며 렌즈를 갈며 외로이 삶을 마감… 실상은, 제법 당당히 교회의 독단(추방)에 응했고, 대학 교수 자리를 학문의 자유를 위해 거절. 렌즈제조는 하이테크 프리랜서 직업. 실리콘밸리의 프로그래머같은 프리랜서로 살았던. 해방과 긍정의 ‘피크닉’ 철학자. . 스피노자에게 신은 자연, 우주 전체이며, 실체가 된다. 우주만이, 신만이 유일하게 존재하는 하나의 실체substance다. 신은 무한, 완전, 불변, 영원이란 속성들attributes로 표현expression되는데. 쉽게, 존재가 있고 존재자들이 있는, 멀리서 보면 숲이고 자세히 보면 나무들이 있는 이미지다. 그 시절엔 .. 더보기
여수 여행 . 제주발 여수행 밤배는 오후 늦게 출발, 나름 갑판에서 일몰을 보는 여객선이다. 3등석이라 해도 어차피 식당칸에 있으면 별 차이가 없으나, 감염숫자가 올라가는 터라 2등석 선택. 근데 배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객실에서 바다 보면서 여행일지를 쓰는데 구석에서 두꺼운 책을 시종일관 읽고 있는 일 인. 내릴 때보니, . “아, 김용옥이다! 반갑네요.” 김용옥의 오래 전 책에서, ‘조선사상사朝鮮思想史’를 쓸거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에 ‘조선사상사대관朝鮮思想史大觀’이라는 제목의 백여 쪽 되는 챕터가 있다. 그나저나 혼자 여행 중인 듯, 책 읽는 그 분은 멋져보임. ‘바다김밥’은 30여 분을 기다려 먹을 만큼 대단한 맛은 아니고, 걍 함 경험해볼만 하다, 정도. 산골마을 골목을 연상시키는 오르막길을 걸.. 더보기
풍경, 여행, 근대Modernity . “야. 너무 좋아! 어쩜 이런 데가 있다니! 라는 말로 연신 감탄을 해대는 동료들을 보면서 나는 문득 ‘풍경은 외부자에게 발견되는 것’이라는 가라타니 고진의 명제를 새삼 환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험준한 산악지대였던 알프스가 공간의 균질화라는 근대적 배치 속에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탄생하고, 혁명의 좌절로 내면에 침잠한 메이지 20년대 일본 문인들이 ‘홋카이도’를 발견해냈듯이. 말하자면, 아우라지와 어라연이라는 풍경 역시 모더니티의 표상체계 하에서 비로서 ‘발견된’ 기호인 셈이다. 청정 지대, 아리랑의 고향이라는 근대에 반하는 이미지가 강화되면 될수록 그것들은 근대적 시각에 충실하게 복무하는 역설의 장 속에 들어와 있다. 그런데 그곳에서 살았던 나는 전적으로 이 문명의 시선에 나포되지 못한 탓에 내 .. 더보기
제주도 책방무사, 수산초등학교 . ‘책방무사’는 수산초등학교 사거리에 있다. 십오 년 넘게 비어있던 집은 전형적인 제주의 민가 구조인데, 이걸 책방, 카페, 갤러리로 개조. 서울서 온 주인들은 청년회에 가입해 마을 대소사에 적극 참여하며 주민으로 살고 있다고. 겉으로 보면 걍 마을 구탱이 집이다. 공드리 카페에서, 수산진성과 진안할망당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물었는데. 마을소개 팜플렛을 읽어보라, 주셨다. 갤러리엔 음반들도 같이 있었고, 상쾌한 재즈음악이 차분하게 날아다녔다. 원래 ‘한아름 상회’인데, 글자 하나가 떨어져 나가 ‘아름상회’가 되어버렸다고. 책방무사의 ‘무사’는 ‘하루하루 무사히 잘 지내자!’란 뜻이라고 한다. . . 더보기
A Tale of Two Towns . 오조리里는 자본의 손길을 덜 탔다. 토박이 노령자들이 많은 이 오래된 동네는 차분하다. 동네를 조금 나와야 모던한 건물들이 있고 더걸어 큰길을 가야 식당들이 있다. 평대리里 역시 작은 동네. 그래서 새벽산책하기에 좋다. 해변도 작아 ‘해수욕장’이란 이름은 쑥스럽다. 평대리는 숙소, 카페, 식당들이 제법 많은데. 조심스럽게, 동네 분위기를 헤치지 않은 디자인들이다. 인테리어는 도시를 뺨치는데, 외부는 크게 튀지 않는다. 두 동네 다 올레길이 지나간다. 들뢰즈Deleuze와 가타리Guattari는 이런 인프라infra를 ‘무의식’으로 정의한다. 산책을 하면. 가라앉고, 애잔해지고, 향수를 불러 일으킬 기세다, 오조리; 업up되고, 가벼워지며, 도시인에게 편안함을 준다. 누군가를 만날 거 같은, 만나고 싶..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