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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지속 그리고 베르그손-들뢰즈 하루키의 . 기숙사 선배가 ‘난 시간의 세례를 받지 않은 책은 안 읽는다’ 뭐 이런 장면이 나온다. 베르그손의 시간이 이런 느낌이다. 두께가 있는 시간이랄까. 매 순간(반복) 다른 것(차이)이 쌓인 층. 그걸 지속’(duration)이라고 한다. 시계로 째깍째깍 측정되는 단위가 아니다. 계속 쌓여가는, 지속하는 것으로서의 시간. 태어나면서 부터 지금까지의 전체가 겹겹이 쌓여 하나의 두께를 가지는 시간이 지속이고 내 기억이 된다. 우주 전체를 하나의 지속으로, 각각의 수많은 지속들이 우주 안에 공존하는, 서로 겹치고 연결되고 필드를 이루고 있는 모습으로 맵핑(mapping). 들뢰즈 저서로 (김재인 번역)가 있고. “베르그손, 1859-1941” “베르그손에게 있어서의 차이의 개념” 두 에세이는 (박정태,.. 더보기
들뢰즈의 논문/에세이, 들뢰즈의 흄(Hume) 들뢰즈 읽기가 주는 아름다운 것 중에 하나는 입문서들을 통해서 배우는 ‘마이너 리그’ 철학자들을 (들뢰즈를 통해서) 접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데카르트, 칸트, 헤겔을 비롯해 프로이트까지 이어지는 메이저 리거들의 틀을 깨는 즐거움이 있다. 대부분의 입문서들은 ‘베르그손, 니체, 스피노자’를 들뢰즈 철학의 커다란 골격이라 하지만, 개인적으로 젤 재밌는 철학자는 흄(Hume)이다. 들뢰즈의 흄에 대한 글은 두 개. 그의 학부 졸업 논문을 수정 정리한 (1953)과 논문 (1972). 이 두 글들은 시간의 차이가 있음에도 내용상 커다란 변화가 없다. 그러니까, 논문은 요약본이라고 보면 된다. 들뢰즈읽기가 고스톱판이라면, 흄은 ‘판돈’이다. 고도리, 피, 쓰리광(니체, 스피노자, 베르그손)으로 스톱을 할 수 .. 더보기
에코-테크네 인문학 . 인간이 기술을 통해 자연(Nature) 전체를 개간하는 ‘인류세(Anthropocene)’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도 한다. 하긴, 폭탄으로 지구를 날려버릴 수도 있으니까. 다른 한편으론 인간의 본성(nature)을 기술적으로 변형할 수 있는 ‘포스트휴먼’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도 한다. 아이폰의 등장이 인간본성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생각은 순진한 거다. 오늘날 기술은 인간과 자연 전체를 뒤덮고 있으며, 통제불능한 어떤 지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저자는, 이제 인문학의 구성요건은 인간과 문자에서 확장되어 생태와 기술을 포괄해얀다고 주장한다. 이름하여, ‘에코-테크네 (eco-techne)’ 인문학. (인간, 동식물, 기계가 동등한 평면 위에서 이해된다는) 들뢰즈의 신체론을 이런 관점에서 설명하기도 한.. 더보기
예술로 감싸는 들뢰즈 읽기 . 이 책에서 이진경이 말하는 “모호함의 감응을 담은 분위기의 대기” “미규정적 잠재성”이나, “탈합치.” 에서 아즈마 히로키가 말하는 “관광” “오배(Mis-delivered).” 이것들이 다 연결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재밌으니, 그런 걸로 생각하면서 읽으려네. *** 예술철학책으로 힘을 주고 읽기보단 미술관, 도서관, 서점을 거닐 듯 가볍게. 에세이라 생각하고 읽어야 쉬이 읽힌다. 들뢰즈의 사건, 존재, 의미, 특이점; 라이프니츠의 접힘; 스피노자의 감응에 관한 책이기도 하네. ‘고양이는 지나갔지만, 그 미소는 남아있는’ 카페에서 읽기 좋은 책이었다. . . #예술 #이진경 #존재론 #들뢰즈 #감응 더보기
<거리의 현대사상>, 문화자본 . 우치다 타츠루. 철학자, 윤리학자, 비평가, 컬럼리스트… 다양한 글을 써온 학자다. eBook이 있어서 구입. ‘에세이’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나에겐. 하나는 일상의 지혜와 깨달음을 주는, 다른 하나는 공부가 되는 듯한 지식과 관점을 보여주는. 이 재밌는 책은 후자다. ‘문화자본’ 얘기가 나오는데. 사회계층(프랑스엔 이게 실제로 있었단다)을 구분짓는 사회적 지위, 자산, 정보, 권력, 학력으로 만들어진 벽을 이 문화자본이 만들어 낸다. ‘부러우면 진다’가 되고, 그 부러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면 지는’ 벽. 콜렉션 와인의 역사와 풍토 기후의 지식을 알아도, “그거 마셔봤는데 톡 쏘는 묘한 신비감이 있어요.”하면 게임오버. 몸으로 선습득이 되는 ‘신체화된’ 자본. 이런 ‘교양있은’ 티를 어떻게 자연스.. 더보기
불교적 들뢰즈, 들뢰즈적 불교 . 출처를 까먹은 어느 책에서 김용옥 왈, “불교는 21세기의 종교가 될 것”이라고 한 걸 기억하는데. 푸코는 “21세기는 들뢰즈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했고. 이진경의 는 들뢰즈적이다. 일상에서 들뢰즈적 사유를 하는 방법과 관점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불교 용어와 개념을, 살면서 쉽게 느낄 수 있게 설명해주는데. 주로 들뢰즈 철학의 보케블러리를 사용한다. 역으로, 들뢰즈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설명해주는 모양새가 되었지 뭔가. 들뢰즈비전공자들에게 고마운 책. 전문가, 전공자는 학교에서 공부해온 관성이 있어서 이런 식으로 글 쓰기 매우 힘들다. 마지막 12-14장에, 책을 끝맺는 게 아쉽다는 듯. ‘이진경’식으로 들뢰즈의 관념, 인식, 존재론을 불교의 용어를 빌어 깔끔하게 정리 설명했다. . . 더보기
<들뢰즈의 비인간주의 존재론>, 김재인 . 비전공자가 들뢰즈를 읽다보면, 개념, 문장이 어우러지는 생각들이 뭔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느낌이 들어. 안개 속을 헤매는 모냥새가 된다. 김재인의 논문은 이 안개가 (다소나마) 걷히는 경험을 준다. 다 기원이 있는 것이고 생각과 단어를 빌어와 살짝 튼 것이고, 연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게 이 논문은 “쫄지마” 하는 응원의 메시지다. 아즈마 히로키가 자신의 박사논문을 바탕으로 을 썼듯 김재인이 이 논문을 더 넓히고 다듬어 들뢰즈 입문서를 썼음, 하네. 무의식은 ‘produce’로 욕망은 ‘remake’(재배치)로 둥그러니 생각하면서 읽으면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다. “는 “새로운 을 쓰려는 시도”(우노, 2001)였으며, 들뢰즈가 흔히 하는 말로 표현하면, 맑스가 현재 살아 있었다면 썼을 그런 .. 더보기
미래의 맑스주의 . “… 부르주아 혁명이나 근대, 자본주의라는 단어에서 오직 자유와 평등, 의회와 민주주의만을 떠올리는 놀라운 정치적 순진성으로는 근대도, 자본주의도, 부르주아 혁명도 결코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읽고 있는 김재인 교수의 박사논문이 “안티 오이디프스” 중심인지라, 자본주의가 나오고 많은 부분 맑스의 글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책장에서 집어든 책. 2006년, 15년전에 구입한 책을 이제사 읽었다. 이 책은 커버 디자인 색깔들이 좋아서 샀다, 더구나 이진경 아닌가. 자본주의가 생겨난 역사가 국가(State)와 함께 전개되고. 부르주아지를 자본의 공리(원리, 논리)와 함께 하는 계급으로 정의한다. 흔히 말하는 노동자는 부르주아계급이 된다. 프롤레타리아트는 계급이 아니라 ‘비-계급’이다. (들뢰즈도 .. 더보기